건설경제 기사내용
기사입력 2016-04-06 06:00:12.
<사람이 경쟁력이다 - 릴레이 인터뷰> 한명식 태조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엔지니어링 산업은 인프라, 전자통신, 에너지, 플랜트 등 시설물의 기획과 타당성조사, 설계, 감리 등을 거쳐 품질 성능을 좌우하는 고부가가치 지식서비스산업이다.
굴뚝이 필요 없는 선진국형 산업으로서 향후 창조경제시대의 핵심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해외건설시장에서도 원전과 담수플랜트(IWPP)를 결합한 사업부터 전력과 물을 함께 공급하는 Micro Grid(마이크로 그리드 세분화) 등 기술의 융복합화를 위한 높은 수준의 엔지니어링 역량을 요구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국내 엔지니어링 산업은 프로젝트의 기획, 설계, 시공의 모든 프로세스를 컨설팅하는 형태가 아닌데다 발주처와 시공사의 하청업체로 전락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엔지니어링 산업을 이끌어온 기업 대표들이 말하는 엔지니어링 산업의 현실과 미래 전략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엔지니어링은 길거리에 흩어져 있는 돌을 주워 나지막한 돌담을 쌓는 것 같은 일이 아니다. 사전에 담을 어떻게 쌓을 것인지를 구상하고, 구상한 대로 쌓을 수 있도록 충분히 단단하고 규격에 맞는 돌을 준비하고, 어떤 경우에는 벽돌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돌들의 틈을 치밀하게 메우면서 쌓아야 튼튼하고 모양 좋은 벽을 쌓을 수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3개 노선 기본계획 작업에 열정을 쏟아붓고 있는 한명식 대표이사는 우리나라 엔지니어링 산업이 ‘희망’보다 ‘절망’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엔지니어링 산업은 ‘단순 용역’으로 변질됐고, 엔지니어들은 꿈과 미래를 잃고 있다는 견해다.
엔지니어링은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지 않을 것 같은 상상 이상의 아이디어를 창조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지만, 현실에서는 일하는 것을 기피하는 3D 직업으로 매도된 지 오래다.
그렇게 청년들이 떠나고 있다.
한 대표는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문제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거나, 이미 개발된 기술을 습득하는 것도 수많은 우수한 인재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엔지니어링 직종이 대표적인 3D로 전락했다. 30년만에 그렇게 변했다”고 토로했다.
주요 원인으로는 낮은 대가와 인력 육성이 선순환되지 못하는 구조를 꼽았다.
엔지니어링은 고도의 훈련된 기술자, 즉 엔지니어가 자기의 능력을 발휘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 산업이다.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변호사 등과 유사하다.
그러나 현실은 눈으로 보이는 ‘연필’과 ‘종이’만 투입되는 엔지니어링 업무를 사소하게 평가했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성장해야 할 산업의 기초가 되는 인력을 잃어가고 있다.
한 대표는 그렇게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이 사라지면서 사실상 ‘국가적 재앙’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토교통부가 2014년 국토교통의 새로운 미래가치창출을 위한 2단계 프로젝트 ‘Value Creator 2.0’을 발표하며 일자리 창출, 세계 선도기술 및 기업 확보, 안전사회 구축을 목표로 한 10대 중점프로젝트 발굴을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플랜트 건설기술, 자율주행도로, 인공지능 국토공간, 지능형 인프라 자동관리, 스마트 철도교통시스템 등도 다르지 않다.
한 대표는 “엔지니어링은 대표적인 ‘두뇌산업’이다. 가치사슬의 상위 단계에서 기획ㆍ설계 프로세스를 통해 전체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이고 부가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영역”이라며 “그러나 현실은 참담하다. 엔지니어링을 단순 용역이라고 부르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무가 크고 높게 성장해 그늘을 만들 수 있으려면 좋은 종자를 골라 주변에서 정성으로 돌보는 것과 같이 엔지니어링 산업의 미래를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할 때”라며 “태조는 앞으로 적절한 교통시스템 건설 그리고 대중교통시스템과 연계되는 대규모 지하공간개발기술 확보를 구상하고 있다. 이러한 창조적 발상을 젊은 인력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형용기자 je8day@